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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주농장 어리버리 정착기 - 똘들아 밭가져가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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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일학교 제주농장
3년 전location서귀포시 위미해안로 1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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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빛그리미 옆집에는 해녀삼춘이 산다. 육지에서는 친밀한 여성 어른을 이모, 친밀한 남성 어른을 삼촌이라고 부르는데, 제주에서는 남녀 통틀어 '삼춘'이라고 부른다. 옆집 삼춘은 2014년 마음빛그리미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꽤 유능한 상군해녀였기 때문에, 우리는 그녀를 삼춘 앞에 "해녀"를 붙여서 불렀다. 그러나 그녀에게는 정말 예쁜 이름이 있다. "유산옥" 왜 그때는 유산옥할머님 이라고 부를 생각을 안했는지 모른다. 그냥 해녀삼춘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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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튼 해녀삼춘은 기분이 나쁘거나 우리가 딱하다고 생각할 때는 "미친년들" 이라고 불렀고, 당신 딸이 생각날때는 "똘들아!!"라고 불렀다. 소라나 전복 같은 것을 따와서 사라고 할 때는 "선생님드을~~ "이렇게 불렀다. 그렇지만 전반적으로는 삼춘에게 이상하고 딱한 것들이었다. "아이고 미친년들. 뭍의 것들이 뭍에 붙어서 잘먹고 잘살지 무사 영왕 고생이이시니.(왜 여기와서 고생이니?) 아이고. 너 어멍한테 전화는 해시냐.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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해녀삼춘에게 제주는 척박하고 거칠고 힘든 땅이었고 뭍은, 잘은 몰라도, 먹고 살기 풍요롭고 따스하고 보드라운 곳이었던 것이다. 그래서 그런지 왜 젊은 여성 둘이 제주에 왔는지도 의문이지만, 배울만큼 배운 것들이 일은 안하고 노상 사진만 만지고 노닥거리는지 알 수가 없었나 보다. 한번은 마음빛그리미에 쑥 들어오시더니 욕을 하기 시작하셨다. "야 이년들아. 거기 앉아서 뭐햄시니? 경하민 밥이 나오나 떡이 나오나. 사진에서 돈이 나오나. 밭에가서 미깡이라도 타면 하루에 5만원은 족히 버는데 그 안에서 매꼬롬하니 앉아서 뭐햄시니? 답답한 년들." 하고 혀를 끌끌 차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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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소리를 듣고 있자니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. 그러게... 내가 뭐한다고 여기까지 왔을까? 내일학교, 사진과 예술, 나의 꿈.... 나의 꿈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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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튼 해녀삼춘은 10년동안 점점 기력이 쇠해지셨다. 한 때 열길 물 속이 무에 어려운가 하면서 휘저으셨는데. 얕으막한 할망 바다로 일터를바꾸시고. 그다음에는 더이상 물질을 하지 않고 미깡밭만 다니시다가 그 다음에는 아예 모든 일을 하지 않으시게 되었다. 그리고는 우리에게 밭을 넘기셨다. "자식이 여덟개면 뭐하냐. 아무도 안온다. 나는 외로와 어떨때는 천장 보고 노래만 부른다. 인자 일은 못할켜. 아프고 힘들고. 너희가 밭 파서 먹으라. 우리 자식들은 안할켜. 너희가 해라." 라고 하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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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에서 미깡농사가 가장 쉬운 농사라고 했던가. 우리는 덜컥 밭을 받아버렸다. 그렇게 농사가 시작됐다. 내친김에 내일학교 제주농장이라고 이름을 붙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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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제주농장
댓글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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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ime_expensive_goat와~ 다음 글 기대됩니다 ~
2년 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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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통의정원해녀삼춘..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리의 곁을 지켜주셨으면 좋겠습니다~
2년 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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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일학교 제주농장
@hanulfarm
내일학교에서 운영하는 제주농장입니다. 제주의 신선식품들을 판매합니다.
3년 전location서귀포시 위미해안로 10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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